대한항공이 대대적인 마일리지 제도 개편에 나섰습니다. 현금과 마일리지의 복합결제가 가능해진 것이 주요 특징이지만, 보너스 항공권 사용 시 마일리지 공제 기준이 지역에서 거리로 변경됐다는 점과 낮아진 일반석 마일리지 적립률도 눈에 띕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비용절감’을 외친 후 제도가 변경된 탓에 일각에선 마일리지 부채 정리를 위한 시도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13일 대한항공은 홈페이지를 통해 변경된 마일리지 제도를 안내했는데 안내문은 크게 4가지(마일리지 복합결제 마일리지 적립·보너스 사용·우수회원) 부문으로 구분해서 변경된 제도를 소개했습니다. 제도 개편 이후 일각에선 조 회장의 ‘비용절감 노력’이 마일리지 제도에 반영됐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조 회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를 통해 “내년까지 국내·외 경기가 나쁠 것으로 전망돼 걱정”이라면서 “비용 절감 방안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항공사 입장에서 마일리지는 고객에게 지급하는 일종의 서비스로 재무적으로는 부채에 반영됩니다. 마일리지 부채를 해결할 방법은 두 가지로 첫 번째는 마일리지 소멸 기간까지 기다리는 것인데 대한항공은 2008년 약관 개정을 통해 항공사 마일리지의 유효기간을 10년으로 제한했지만 10년 단위로 마일리지가 소멸된다고 해도 부채 증가 속도를 막긴 힘듭니다. 결국 항공사 입장에선 소비자들이 마일리지를 빠르게 사용해야 부채 정리에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이번 제도 개편 내용을 보면 보너스 항공권 및 좌석승급 보너스 이용 시 마일리지 공제 기준이 지역에서 운항거리로 변경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예로 기존 제도에서 프레스티지석을 통해 뉴욕을 향하는 보너스 항공권의 공제 마일리지는 6만2500입니다. 뉴욕이 북미/대양주/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에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변경 후엔 뉴욕은 9구간(운항거리 6500 이상 1만 미만)에 포함돼 9만 마일리지가 공제되 일반석으로 기준을 바꿔도 3만5000에서 4만5000으로 늘어납니다.

반면 단거리 노선의 경우 공제 마일리지가 줄어듭니다. 일본 나고야를 일반석 기준으로 기존에 1만5000마일리지가 필요했지만 변경 후엔 1만2500마일리지로 이용가능합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단거리 노선에 마일리지를 활용하기 보단 마일리지를 꾸준히 모아 장거리 노선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 때문에 마일리지 소비가 촉진되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대한항공의 변경된 제도 하에선 다른 상황이 연출될 수 있을 듯하다. 현금 복합결제도 마일리지 촉진에 영향을 끼칠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마일리지 적립률도 눈에 띄는데 프레스티지석과 일등석의 경우 기존 적립률과 비슷하거나 적립률이 상향됐지만 일반석은 상황이 다릅니다. 일반석 기준 예양등급 K/L/U 는 기존 100%에서 75% 적립으로 하향 조정되고, G는 80%에서 50%로, Q/N/T는 70%에서 25%로 적립률이 낮춰졌습니다. 쉽게 말해 대부분의 소비자들 이용하는 일반석 탑승을 통해 마일리지를 모으기가 힘들어졌습니다. 그동안 마일리지 문제로 제기됐던 소비자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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